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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우리의 개인정보보호법제는 정보처리에 앞서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전동의의 원칙에 따라 설계되었다. 아울러 사전동의를 받는 방식으로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포괄동의를 금지하고 각 동의사항을 분리해서 별도로 받도록 하는 동의방식(‘개별적 동의방식’)과 처리목적에 필요한 최소정보만을 수집하게 하면서 최소정보 외에는 ‘선택’으로 동의를 받도록 하는 동의방식(‘선택적 동의방식’)에 의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강력한 동의체계는 오히려 정보주체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동의를 형식화하면서, 빅데이터 산업 등 관련 산업의 발전에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규칙」(GDPR;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이하 ‘GDPR’)은 우리의 동의제도 개선에 있어서 여러 시사점을 제시한다. 우선, 정보주체의 동의를 개인정보 처리의 6가지 합법성 요건 중 하나로 규정함으로써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도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특히 정보처리자나 제공을 받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위해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둘째로, GDPR은 처리 목적 중심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처리 목적이 변경되거나 추가되면 새로운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그 외에는 규제가 없다. 우리와 같이 하나의 처리 목적을 위해서도 모든 항목을 구분하여 받을 필요가 없으므로 단순하고 명료한 동의서식을 제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셋째로, 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위하여 정보를 처리하는 경우, 정보주체가 이에 대한 거부권(제21조)을 행사하면 정보처리자는 더이상 그 정보를 처리할 수 없다. 이를 사후거부권(opt-out)이라고 하는데, 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위하여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한 우리 법제 하에서는 사실상 이러한 옵트아웃 방식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그렇지만, 정보주체의 동의 이외에도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다른 합법성 요건을 규정하게 될 때에는 이와 같은 사후거부권의 도입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넷째, GDPR에서는, 공공기관의 경우 원칙적으로 정보주체의 동의에 근거한 데이터 처리를 할 수 없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동의가 유효하기 위한 4가지 요건 중 첫 번째, 자유로운 상태에서 이루어진 동의(freely given)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공공기관 역시 동의제도를 만연히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법률유보원칙과도 조화될 수 없다. 법제도적으로나 관행적으로나 개선을 요한다. 마지막으로, 유럽과 같이 가이드라인이 수범자에게 보다 확실한 지침이 될 수 있게끔 내용적인 면에서 충실한 개선이 필요하다. 나아가 동의제도의 수정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즉 개인정보보호권의 강화가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정보주체에게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통제권을 부여함으로써 개인데이터의 처리로 발생할 수 있는 실체적 권리가 침해될 위험을 예방하고 감소시켜나가는 것이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키워드
- 제목
- 유럽연합 GDPR의 동의제도 분석 및 우리 개인정보보호법제에 주는 시사점
- 제목 (타언어)
- An Analysis on the Consent System of the GDPR in European Union and Its Implications for our Data Protection Laws
- 저자
- 김송옥
- 발행일
- 2019-11
- 저널명
- 아주법학
- 권
- 13
- 호
- 3
- 페이지
- 157 ~ 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