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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누구나 의지만 있으면 영화를 만들고 보여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들 한다. 이러한 수사학은 종종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과 같은 전자제품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들이 보여주는 놀라운 속도의 전 세계적 시장 점유율과 함께 제시되곤 한다. 그리고 일방향적 소통구조로 특징지어지는 아날로그 대중매체 시대의 영화 관객이나 TV 시청자와는 달리, 훨씬 더 강력하고 현명해진 대중이라는 이미지로 이어진다. 그러나 영상 제작 수단의 대중화와, 디지털 네트워크란 새로운 의사소통 공간의 등장이 정말로 영상 매체의 민주적 가능성을 실현시켜주고 있는가? 본고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일반인들의 영화 제작 및 배포에 관한 진입 장벽을 제거하고 따라서 영화 매체를 민주화시킨다는 오늘날의 지배적 담론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기 위해, 영상 문화를 둘러싼 다양한 조건들의 변화 속에서 특히 ‘일반인’들의 영상/영화 제작 문화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회적 담론들의 작동 방식과 그 한계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영화사(史)를 돌아보면 새로운 영상 매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제작 수단의 민주화와 수용자들의 권한 강화에 대한 유토피아적 기대들이 반복하여 등장한다. 이 과정은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저렴하면서도 혁신적인 방법으로서, 가장 민주적인 미디어 제작 실천이 될 수도 있었던 새로운 영상 매체의 해방적 잠재력이 지배적 미디어 구조 속으로 계속해서 봉합돼온 역사이기도 하다. 지배적 미디어 구성체는 다양한 사회, 경제, 미학, 이데올로기적 규범화(normalization)를 통해 경쟁자들의 미디어를 통제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시각은 오늘날의 디지털 기기들이 구사하는 민주주의의 수사학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되풀이되어 온 것이며, 이미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했으나 무산된 꿈꾸기의 반복임을 깨닫게 해준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디지털 기술 도입 이후 미디어의 상업화와 소유 집중화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추세 속에서, 일반인들에 의한 영상 제작 문화가 전경화 되는 맥락에 대한 분석이다. 왜 이토록 많은 디지털 기기들이 넘쳐나고 있으며, 사람들은 이미지를 단순히 ‘소비’할 뿐 아니라 직접 ‘생산’도 하도록 장려되고 있는가?그럼에도 불구하고 낙관론이든 비관론이든 디지털 담론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기술 결정주의적 시각들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전경화 하는 평등한 미디어 참여에 대한 열망은 새로운 영화 제작 방식에 대한 실험을 추동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함의를 지닌다. 디지털 네트워크에 기반 한 참여적 제작 방식을 영화의 주요 컨셉으로 내거는 두 가지 글로벌 미디어 프로젝트, <라이프 인 어 데이>(2011)와 <지구에서의 하루>(2012) 등은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들이다. 디지털 시대에 들어오면서 ‘(미디어) 참여’라는 단어는 가장 널리 남용되는 단어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참여’가 단순히 자발적 기여나 헌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 결정 과정에서 관련 주체들의 평등한 권력 관계의 위치에 관한 문제라고 할 때, 영화 제작 과정에서 참여가 조직되고 제약되는 방식은 영화와 민주주의의 관계를 살펴보는 중요한 지점이 된다. 본고에서는 이 두 프로젝트의 제작 과정에 나타나는 참여의 메커니즘을 비교하면서 이들이 각각 영화를 통한 민주주의의 확장과 맺는 문화적 상상력은 무엇인지 돌아본다.
키워드
- 제목
- 디지털 담론이 매개하는 영화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적 고찰❙<라이프 인 어 데이>(2011)와 <지구에서의 하루>(2012)에 나타난 참여 메커니즘의 비교를 중심으로
- 제목 (타언어)
- A Critical Reflection on the Digital Rhetoric of Media Democratization -Comparing the Participation Mechanisms of Life in a Day(2011) and One Day on Earth(2012)
- 저자
- 김지현
- 발행일
- 2012
- 저널명
- 영상예술연구
- 호
- 20
- 페이지
- 163 ~ 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