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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한국영화사에서 ‘반공영화’의 범주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있어왔다. 대표적인 반공영화로 알려진 <피아골(1955)>은 빨치산을 인간적으로 그렸다는 이유로 당시 국방부는 삭제와 재편집을 요구하며 반공영화로서 이 영화의 성격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 이 영화는 빨치산을 지나치게 잔혹한 집단으로 그리는데 애쓰면서 분단의 현실을 제대로 그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분단을 넘어서려는 의식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피아골>이후 남한에서 빨치산을 인간 이하의 존재가 아니라 이념을 위해 투쟁해야 했던 이들로 묘사하는 영화는 <남부군(1990)>이 등장할 때에야 가능했다고 말하는 입장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1990년대 이후로 오면서 이전에 전쟁영화, 반공영화로 규정되었던 영화들이 하나의 다른 이름, ‘분단영화’로 불리게 된다. 그러나 전쟁영화, 반공영화, 분단영화라는 개념은 완전히 분리할 수 없는 얽혀져 있는 개념이자 역사적 변천 과정 속에서 그에 따른 개념의 범주가 움직임과 교차를 반복한다. 이처럼 ‘반공영화’라는 범주는 한 시대 안에서도 모호했고, 시대적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이후에 등장한 ‘분단영화’라는 또 다른 범주와 맞물려 그 경계가 더 모호해졌다. 이들의 범주가 모호한 이유는 그 경계가 고정된 ‘문자’가 아닌, 오직 ‘역사적인 맥락’ 안에서만 규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임권택은 한국영화사 내의 이러한 모호함과 모순성을 가장 잘 밀착하고 있는 작가이다. 그의 영화는 전쟁 이후 한국영화의 역사만큼이나 고르지 않다. “임권택 영화는 그 자신이자 한국영화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대마다 다양한 영화를 많이 남겨왔던 임권택 감독에게 반공영화는 한국전쟁의 경험, 빨치산을 가족으로 둔 개인사와 맞물려 특히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 글은 한국영화사 내에서 여러 시대에 걸쳐 논의 돼 왔던 ‘반공영화’ 혹은 ‘분단영화’라는 범주의 모호함과 그 경계의 난해함이 임권택이라는 감독의 작품들 (특히, <짝코(1980)>와 <태백산맥(1994)>)안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과정을 통해서 분단 70년 동안 구성된 공적 역사가 포섭하지 못했던 또 다른 역사의 틈을 발견하고자 한다.
키워드
- 제목
- 임권택 영화에서 '반공영화'와 '분단영화'
- 제목 (타언어)
- "Anti-Communist Movies," "Movies about the Division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 in the Works of Im Kwon-Taek
- 저자
- 안혜숙
- 발행일
- 2020
- 저널명
- 아시아영화연구
- 권
- 13
- 호
- 1
- 페이지
- 85 ~ 116